본문/내용
이와 같이 그들은 폭력과 자신의 행동을 일치시키지 못한다. 이는, 폭력이 가족 안에서 남편의 역할로서 부부생활의 자연스런 일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에 ‘환자’도, ‘범죄자’도 아닌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아내를 때리는 것은 폭력이 아니라 남편의 역할 수행으로 간주되므로, 이러한 논리에 남편은 물론 아내도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된다. 가해남성들은 아내에 대한 폭력이 남편의 권리이자 의무로서의 교육이라는 것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들의 ‘가족’에 대한 상은, 그리고 보통 한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상은 평등한 성원들의 수평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성과 연령에 따른 역할이 있고, 그에 따라 위계가 정해진 모습이다. 집안의 ‘대표자, 대장, 어른’인 남편은 가족 구성원들을 통솔하고 지도해야 할 권한과 의무를 갖는데, 이에 따라 남편은 부인의 잘못을 교육할 수 있고 또 교육해야 하며, 이때 폭력은 아내가 말을 듣지 않으므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방법이다. 그리고 이 때 교육해야 할지(폭력을 사용해야 할지)의 여부는 남편에게 내재된 성 역할 규범에 따라 결정된다. 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