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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투자의 의외성과 위험
하지만,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한 기술투자는 속성상 투입대비 산출비율이 일정하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훨씬 작은 투자를 하고서도 10배, 100배의 투자효율을 올리기도 하지만, 엄청난 양의 투자를 하고도 아무런 수확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기술 투자의 기본적인 속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해 4,500만달러를 쏟아 부은 미국 국방부의 대형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돈을 번 것은 그 프로젝트의 수행사인 록히드 사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스텔스 전투기를 위해 개발된 극초단파 기술을 팝콘에 응용한 팝콘 왕 오빌 리덴백커가 가장 많은 이윤을 벌어들였다. 이러한 기술 투자의 의외성으로 많은 경영자들이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미래를 위해 보험을 드는 심정으로 기술투자를 집행하기도 한다. 그 결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분야와의 연관성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단지 미래 성장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그 분야에 대한 기술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막대한 기술투자를 집행하고도 그 성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기업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영 성과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루슨트는 세계 최고의 연구소라 할 수 있는 벨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 연구소는 ATM 교환기의 핵심칩을 개발했었다. 그러나 ATM 교환기를 만들어 수익을 올린 것은 아센드라는 벤처기업 이었다. 이후 루슨트는 200억불을 들여 이 회사를 인수해야만 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토트 부그훌츠는 ‘마켓쇼크’라는 그의 저작에서 기술 투자자와 그 수혜자가 분리되고 새로운 기술의 혜택이 제 3자에게 돌아가면서 기술 개발자에겐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