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국 영화 속에 이렇게 잔인한 영화는 처음이었다. 단지 ‘혈의 누’ 라는 제목 때문에 이인직 소설과 조금은 연관 지어 생각해보려는 안이한 생각을 단숨에 엎어버렸다. 내가 생각했던 영화의 이미지는 이리 잔인한 것이 아니었다. 옥련이가 나오고, 시대에 앞선 자유연애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 생각 되었다.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은 로맨스를 기대한 것부터 나는 큰 착각을 하고 만 것이었다.
영화는 대체적으로 조선시대 1808년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1808년 제지업이 번성한 조선의 외딴 섬 동화도에 의문의 방화사건이 발생한다. 나라에 바칠 종이와 수송선이 함께 불타 소실되었다. 이 때문에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관 원규일행이 급히 파견되지만 바로 그 시점부터 더 큰 사건이 시작되었다. 사람이 하루 한명씩 살해되기 시작한다. 제1일 효시(사형집행 후 죄인의 머리나 시체를 매달아 전시함), 제2일 육장(끓는 가마솥에 산 채로 넣어 삶음), 제3일 도모지(얼굴에 젖은 한지를 붙여 숨이 막혀 죽게 함), 제4일 석형(머리를 동아줄로 잡아당겨 돌에 깨 죽임) 등 참형으로서 살인이 일어났다. 마지막 제5일째 거열(팔다리와 머리를 소나 말이 잡아끌어 찢어 죽임)만이 남았으니, 섬 안에는 귀취(鬼臭) 어린 비린내가 진동하고 백성들은 광기에 휩싸인다. 결국 마지막 발고자를 찾아 수사에 마지막 발돋움을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이 예전 강객주의 비극에서 비롯된 것이란 것을 알게 된다. 강객주는 섬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인정을 얻었으나 제지업으로 인한 부의 행진이 섬에만 정착되어 이 부를 탐하는 사람들에 의해 강객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