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오감도(烏瞰圖):시 제1호
13인의 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작품설명
이 시는 다다이즘 또는 초현실주의의 실험적 수법을 써서 현대의 절망적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원래 [조선 중앙일보]에 30회 연재를 계획으로 발표되었다가 독자들의 반발로 중도에 게재가 중단되었다. 그만큼 난해하며 상식을 초월한다.
이 시의 외형적 특징으로 우선 일상적 문법 질서의 파괴를 들 수 있다. 여기서 문법 질서를 파괴한다는 것(띄어쓰기 무시, 동일한 통사 구문의 반복, 앞에서 진술한 내용의 반복 등)은 기존의 언어 체계를 근본적으로 불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