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문예 비평의 대상은 문학이므로 문예 비평은 언제나 작품에 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기쁘게 하고 감동시키는 작품의 그 고유한 법칙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문예 비평가는 한 작품이 얼마만한 선전과 계몽의 가치를 가졌다거나, 어떤 사상과 현실과 의도를 가졌다거나를 측정하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에 나타난 사상과 현실이 얼마만한 정도에 있어서 작가의 상상력과 감정 속에 용해 되었으며, 그것을 어떤 방향으로 인도하려던 그 작가의 의도가 얼마만한 정도에 있어서 실현되었는가, 그리고 그 결과 그 작품이 얼마만한 정도로 우리를 감동시키고 기쁘게 하였는가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예 비평이 정치론이나 사회 비평과 다른 점이 실로 이곳에 있다.
진정한 비평은 창작 방법을 가르치고 창작 과정을 감시하는 대신에, 작가의 창작력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그에 필요한 분위기와 신념의 계열을 준비한다. 그리하여 그로 말미암아 작가의 창작력의 건전한 성장과 발현을 볼 때 그곳에 비로소 비평의 지도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평의 지도성은 언제나 비평 스스로의 겸손에서 오는 것이며 비평가의 권위는 그가 입법가나 재판관이 될 때가 아니라, 작가의 좋은 협동자가 될 때에,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한 작품에서 얻은 인상은 그의 암시된 방향에 따라서 재구성하여 그 작품에 의존하면서도 그에서 발전한 작품선(作品線)을 만들어 보여줄 수 있는 창작가가 될 때에 비로소 확립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