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결국 이수광은 본체론·변증법·무신론 및 인식론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유물론적 견해를 제시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의 세계관은 소박한 유물론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리 일원론적 세계관의 영향에서도 철저히 벗어나지는 못하였다.
3. 실학사상
이수광의 학문의 토대는 어디까지나 유학이다. 중·노년까지는 박학다식 위주의 태도로 학문을 이룩하다가, 노년기에는 성리학에 치중하였다. 그러나 이수광은 종래 유학자들이 주희의 학설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편협한 독경주의저거 태도를 배격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적 태도로 실생활에 통하고 실용(實用)적인 유학을 탐구하고자 했다. 그는 학문을 위한 학문을 반대하면서, 배워서 알았으면 그것을 반드시 실제와 실용(實用)에 적용하여 연구할 것을 주장하였다. 즉 학문의 목표를 분명히 하여 반드시 쓰임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 비록 학문에 뜻을 두더라도 실제 없다면 그 힘이 있는 듯 없듯 할뿐이므로 일을 성취하기 어렵다. 】
따라서 유학 본래의 면모인 `수기(修養)`와 `안인(治人)`의 두 측면을 논 할때도 실용을 크게 중용시하고 있다.
우선 수기의 측면을 살펴보면...
【 제가 듣기로 주자(朱子)의 말에도 이르기를 `독서에서는 반드시 절실한 체험이 요긴하다. 다만 문자만 보는 것이어서는 아니된다.` 고 하였습니다. 학문이란 `치용(致用) 하기 위한것`인 만큼 모름지기 실(實)한 태도로 해야 하는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면 하루의 유익함이 있고, 이틀하면 이틀의 유익함이 있어야, 자연히 심지(心地)가 안으로 정하여지고, 기질이 첨차로 변하여져서 성(誠)·명(明) 의 경지(耕地)에 이를수 있습니다. 만약 독서를 하고서도 실천할 수 없고 도리어 심신(心身)에 아무 영향이 없다면, 비록 성현의 글을 다 읽더라도 무슨 유익함이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종일 경전을 담론해도 실공(實功)에 보탬이 없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