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시 스님 한 사람이 납의(納衣)를 걸치고 앵통(櫻筒)을 혹은 삼태기를 걸머지고 남쪽에서 왔다.
왕은 기뻐하며 누상으로 인도하였다.
앵통의 가운데를 바라보니 다구(茶具)만이 가득하여서 왕이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스님이 대답하였다.
`충담이라 하옵니다.` 왕이 물었다.
`어디에서 왔소` 스님이 대답하였다.
`저는 3월 삼짇날과 9월 중양절이면 차를 다려서 남산 삼화령의 미륵세존께 드립니다. 오늘도 차를 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왕이 말을 하였다.
`나에게 차를 한사발 주시겠소?`
스님은 차를 다려 왕께 드렸는데 차 맛이 이상하고 그릇 속에 향기가 그윽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내가 듣건대 스님께서 기파랑을 찬미한 사뇌가(思腦歌)가 그 뜻이 매우 높다고 하는데 과연 그러한가요?`
`그렇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나를 위하여 백성을 다스려 편안히 할 노래를 지어 주오.`
스님은 즉시 명을 받들어 노래를 지어 바쳤다.
왕이 그를 가상히 여겨 왕사(王師)로 봉하니 스님은 두 번 거듭 절하고 굳이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안민가(安民歌)는 다음과 같다.
임금은 아버지이고
신하는 사랑을 하실 어머니요
백성은 어리석은 아이라고 하실 지면
백성은 그 사랑을 알리라
꾸물거리며 사는 물생에게
이를 먹여 다스린다.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하면
나라 안의 유지됨을 알리라
아,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할지면
나라 안이 태평하리이다.
기파랑을 찬양하는 노래는 이렇다.
헤치고 나타난 달이
흰구름을 따라 떠가는 것이 아닌가
새파란 시내에
기파랑의 모습이 잠겼구나
일오천(逸烏川) 조약돌에서
낭이 지니신 뜻을 따르려 하노라.
아, 잣나무 가지 드높다.
서리 모를 씩씩한 모습이여.
왕은 옥경(玉經)의 길이가 여덟치나 되었다.
아들이 없어 왕비를 폐하고 사량부인으로 봉했다. 후비인 만월부인의 시호는 경수태후이며 의충 각간의 딸이었다. 왕이 어느날 표훈대덕에게 말하기를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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