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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를 전후하여 그 전대의 소설을 고전 소설, 그 이후의 소설을 근대 소설이라 하는데, 그 중간에 나타난 과도기적인 소설 형태가 신소설이다. 신소설이 고전 소설에 비해 새로운 점은, 형식면에서 묘사를 중시한 것과 문장이 어느 정도 산문에 가까워졌다는 것이고, 내용면에서 미신 타파나 신교육 사상 등 이른바 근대적인 사상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내용은 넓은 뜻의 정치적 관심에서 기인된 것인데, 신소설의 초기 단계는 이같이 근대적인 계몽주의로서의 정치적 성격을 띤 작품들이 많았다. 이인직의 <혈의 누>와 <은세계>, 이해조의 <자유종> 등이 이런 예이다. 그러나 국권 상실 이후의 신소설은 정치적 성격이 줄어든 대신 흥미 위주로 변질되면서, 그 뒤를 잇는 근대 소설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이광수의 장편 <무정>은, 191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이자 근대 소설의 한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국권 상실 이후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이 무엇인가를 소설 속에서 처음으로 다룬 이 작품은,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른바 언문 일치의 문장을 상당한 수준에서 이루어 내고 있다.
1920년에 와서야 비로소 우리 소설은 근대 소설적인 성격을 뚜렷이 갖추게 되었는데, 그것은 3.1운동 이후의 민족 의식의 자각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계몽주의 시대가 끝나고 민족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일이, 이 시기의 소설에 주어진 큰 과제였다. 그리고 개성의 자각과 함께 시대와 현실의 어두운 면을 포착하는 단편 소설의 확립은 작가들의 큰 관심사였다. 언문 일치의 확립, 묘사의 치밀성을 바탕으로 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추구하는 사실주의적 수법은 근대 소설의 본령이라 할 수 있다. 김동인의 <감자>,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현진건의 <빈처>, 나도향의 <물레방아> 등은 이 시기의 대표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