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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대학생 때 처음 봤다. 학내 영화 동아리가 주최하는 상영회였다. 이 영화의 본래 제목은 [수풍위인풍첩]이다. 영어 제목이 닌자 스크롤(Ninja Scroll)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처음엔 이 영화는 무협 오락물로 단정해 버렸다. 과감한 섹스 장면이 몇 장면이 있는데, 이 때문에 성인 애니메이션이란 딱지까지 붙어서, 보잘 것 없는 작품으로 생각했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 전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고, 오직 희안한 9인조 괴물들을 감상하기에 집중했으니. 실제 이 영화의 재미이기도 하지만.
오늘 이 영화를 보았다. 이미 괴물들의 정체를 알기 때문에 싸우는 장면에 대한 호기심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인물과 이야기 전개를 주의깊게 보았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여기서 읽기를 멈추고 가까운 비디오 집으로 향하든지 인터넷 서핑을 계속 하길 바란다.
자, 영화에 몰입해 보자. 당신은 무사다. 이름은 쥬베이. 떠돌이다. 돈엔 별 관심이 없다. 어쩌다 강간을 당하고 있는 여인을 구하게 되었다. 그 여자의 이름은 카게로. 이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으리라. 하지만, 좀 상황이 특별하다.
당신(쥬베이)은 노인 닌자 타쿠앙의 표창을 맞는다. 표창에 독이 묻어 있었다. 해독 방법을 알려주는 대가로 자신의 일을 도와달라고 한다. 그리고, 카게로의 비밀 하나를 알려준다. 그 여자는 온 몸에 독을 품고 있다. 해서, 여자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면 죽는다.
자, 여기까지 왔다면 이야기 전개는 뻔히 보인다. 쥬베이가 독을 제거하는 방법은 자신이 구한 여자 카게로를 끌어 안고 키스하는 것이다. 독에 중독된 남자, 온 몸에 독을 품은 여자. 그 둘의 사랑이라.
온 몸에 독을 품은 여자. 세상엔 사랑 따윈 없다고 믿는 여자에 대한 은유다.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고 믿는다. 남자들은 자신을 성적 장난감이나 독을 품은 괴물로만 본다. 이런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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