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3. 개괄적 평가
아시아적 생산양식에 관한 논의는 정설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또한 그것의 함의 또한 다양하다. 단선론적 이론은 마르크스의 후기 저작에 주목하지 못한 점에서 매우 협소한 이론이라 할 수 있으나, 소비에트 관학으로서 사실상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신단선론적 이론은 [제형태]에서 마르크스의 서술이 가지는 추상적인 성격 때문에 가능한 다양한 해석 형태중의 하나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제형태]와 {자본론}의 여러 구절(각주 19참조)과 문맥상의 위치(`고전 고대적, 아시아적, 게르만적`과 같은 식으로 평행하게[parallel] 서술된 점 - 물론 아닌 경우는 주 17참조)를 볼 때, 마르크스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르크스가 생각한 아시아적 생산양식은 양선론적 혹은 다선론적으로 파악되는 개념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아시아적 생산양식을 우리 역사 연구에 바로 이론적 tool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단선론적 견해가 (보편적 발전법칙이라는 가면을 쓴) `서구중심주의`의 하나의 표현일 수 있듯이, 양선론적 혹은 다선론적으로 파악된 아시아적 생산양식론은 또 하나의 `동양정체론`의 등장일 수 있다. 또한 동양정체론과 관련하여 인류 역사의 보편적 발전과정(혹은 발전법칙)이라는 측면이 동양사회와 어떤 관련을 가지는지가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맹아론`이 바로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는 실증적인 자료에 의한 철저한 고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아시아적 생산양식에 대한 논의는 방대한 문헌자료(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지}의 [위지 동이전]이나 {후한서} {삼국사기} 등이 될 것이다)에 의하여 정밀한 실증적 연구가 뒷받침 될 때 그것이 한국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결정될 것이다(즉 우리나라에 공동체 토지 소유가 정말로 존재했는지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