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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이스트필름(Eastfilm)이 제작한 <초록물고기>는 소설가 이창동의 감독 데뷔작으로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이 주연을 맡았다. 두목의 정부를 사랑한 인연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결국 자신도 보스에 의해 살해되는 청년 막동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하여 도시재개발에 밀려 소외된 소시민의 삶과 퇴색해가는 가족의 의미를 그렸다.
감독은 현대화와 산업의 성장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도시개발로 인해 해체된 가족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충무로 리얼리즘 영화의 90년대식 돌파구’라고도 평해지는 이 영화는 그 솔직하고 대담한 시선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픔을 지닌 우리의 모습을 가감없이,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논의에서는 이 작품을 구성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주요사건들 속에 담겨져 있는 의미를 살펴본다. 한편, 이창동 감독이 일산으로 이사오면서 이 영화에 대한 영감이 떠오른 만큼 작품의 배경이 작품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시·공간적 배경과 이창동 감독의 작가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작품과 작가 그리고 현실 사이의 상관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