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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네루가 감옥에 갇혔을 때, `로마제국쇠망사`를 애독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흐르는 듯한 선율의 문장을 어떤 소설보다도 몰두해 읽었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쇠망사`를 집필하는데 꼬박 12년(1776~1788)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로마 제국의 제11대 황제 트라야누스 시대부터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어 동로마 제국이 멸망(1453)하기까지의 약 1400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대작이고 보면, 당연히 그 정도의 세월이 필요했을 것이다.
물론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는 단순히 그 방대한 스케일 때문에 지금까지 고전적 성가를 누려온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문학 작품이나 다름없는 유려한 문장과 인물의 성격 묘사 등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컨대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접하는 그런 딱딱한 역사와는 거리가 멀다. 에드워드 기번 덕분에 오늘날의 우리는 긴 세월에 걸친 로마 제국의 역사를 죽어버린 과거로서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과거로 접할 수 있다.
더구나 그러한 문학적 가치는 엄밀한 역사학적 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기번은 당시 영국의 귀족 계급 지식인들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서양의 고전어 그러니까 라틴어와 희랍어를 어린 시절부터 철저히 익혔다. 그에 더하여 프랑스어와 히브리어에도 뛰어났다. 그러한 고전학 및 어학 실력을 바탕으로 기번은 역사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일차 자료, 즉 다른 사람의 연구 성과가 아닌 역사 기록 그 자체를 바탕으로 뛰어난 문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로마제국쇠망사` 원문
에드워드 기번 전기
기번은 당시로서는 무척 드물게도, 이슬람교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한다. 오늘날에도 그런 경향이 남아 있지만, 기번이 활동하던 시대의 유럽인들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비롯한 기독교 이외의 모든 다른 종교를 강하게 배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