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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세기말적 전환에 대한 문명사적 성찰이 최근 사회학 담론의 한 흐름을 이루고 있다.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으며 또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최근 출간된 기든스의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는 현대 자본주의의 문명사적 전환에 대한 대표적인 사회학적 탐색이라 할 만하다.
안소니 기든스는 월러스틴과 함께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사회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구조화 이론이라 명명한 사회 이론의 재구성으로 널리 알려진 기든스는 최근 『근대성의 결과들』(『포스트 모더니티』란 제목으로 우리말로 옮겨짐), 『근대성과 자아 정체성』 등을 발표하여 근대성 논쟁에 개입하는 동시에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를 출간하여 근대성과 연관된 현대 급진 정치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하고 있다.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는 근대성에 대한 기든스의 정식화에서 출발하고 있다. 기든스는 근대성을 네 가지 제도와 관계성으로 개념화하고 있는데 자본주의(경쟁적인 노동과 상품시장 안에서의 자본축적), 산업주의(자연의 변형: `인위적 환경`의 발달), 군사적 힘(전쟁의 산업화와 관련된 폭력수단의 통제), 감시(정보에 대한 통제와 사회적 관리)가 그것이다. 역사적으로 대략 17세기경부터 유럽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온 이 근대성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신뢰와 위험, 기회와 위협의 이중적인 성격에 있다. 기든스는 현재의 위기가 근대 사회질서의 해체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근대성의 결과들이 보다 급진화되고 보편화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하고, 이러한 상황을 탈근대성이 아니라 `후기 근대성` 또는 `급진화된 근대성`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근대성에 대한 이러한 이론적 논의에 기반하여 기든스는 이 저작에서 현대사회 변동의 세 가지 주요한 경향을 주목한다. 그 첫 번째는 전 지구화 경향의 강화인데, 여기서 전 지구화란 원거리 행위, 다시 말해 전 세계적인 의사소통 및 대중교통 수단의 발달에 따른 시간과 공간의 변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