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영국이 거대한 인도의 이미지와 그에 대응하는 인도인에 의한 인도의 얼굴을 그렸다. 물론 영국 식민정부가공식적으로 `여성적인 인도와 남성다운 영국`이라는 이분법적 성의 구분을 표명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렇듯 표명되지 않은 지배자의 입장은 제국이 막을 내린 후에도 오늘날까지 상상의 세계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이 보이지 않는 영역의 지배는 물리적인 지배보다 더 영속적이며 훨씬 위험하다. 19세기 강하고 남성다운 `힘`을 발견하는 인도의 심리적 궤적을 추적한 이 글을 통해, `핵`을 만드는 현재 인도의 역사인 것을 그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나는 강대국임을 증명하고 동시에 자기를 확인하는 인도의 핵실험에서 수세기에 걸친 오랜 식민통치가 남긴 깊은 상흔을 보았다. 표면에 드러난 파키스탄과 얽히고 설킨 갈등 너머에 있는 그 깊은 상처의 뿌리는 멀리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 몇 가닥은 `인도는 결코 홀로 설 수 없다`고 외쳤던 키플링의 수많은 작품에까지 뻗어 있었다.
내게는 핵실험을 실시하고 강대국만 소유한 `핵`을 개발하여 스스로 강대국이라고 자부하는 인도가, `힘`을 가진 공격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희생자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그건 식민지로서 오랜 시간 식민지로서 오랜 시간 식민국의 타자(他者)로 지낸 인도가 현세계의 `키플링들`에게 보내는 `우리도 홀로 설수 있다`는 메시지이자 영국을 포함한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안간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