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책은 그걸 잊는 우리를 따끔하게 가슴 깊이 침을 찔러주는 듯하다. 우리는 한때 다들 달동네, 판자촌, 비탈진 골목길에 대한 향수가 있다. 책 속의 김명희 선생님처럼 그 곳을 벗어난 순간 마치 전혀 그런 곳과 상관이 없다는 듯 모른척 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상승하기 위한 노력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되었고 쌀됫박이 아쉬운 사람들에게서 아파트 분양권을 사서 팔아 넘기는 행위는 온 국민의 축재 수단이 되어버렸다. 대형차를 굴리면서도 생활보호 대상자로 나랏돈 축내는 것도 다 약은 처세로 통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괭이부리말은 누구나 한 번은 살아본 그러나 이제는 기억에서조차 지우고 싶어하는 마을이다. 그러나 엄연히 지금도 존재하며 갈 곳 없는 이들의 쉼터가 있는 곳이다. 우리는 혼자 높이 올라가려고 아니 옆의 누구라도 밟고 올라가려고 하는 삶에 찌들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박하게 나마 김명희 선생이나 영호삼촌 같은 분들의 노력이 세상을 비춰주는 등불인 것만 같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부끄럽고 기쁘다. 아직 세상에 빛이 남아 있어서....
괭이부리말이란 단어는 원래 땅보다 갯벌이 더 많은 바닷가에 `고양이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었는데 바다가 메워지면서 흔적도 없어지고 그래서 남은 말이 괭이부리말이라고 한다.
숙희, 숙자 쌍둥이 자매를 중심으로 가난한 달동네의 구석구석을 착실하게 그려나간 이 책은 힘들고 좌절과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참 힘이 많이 되는 책이다. 동준이, 동수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겠다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 숙자네는 술주정꾼 아버지 때문에 친정에 갔던 어머니가 배속에 아기를 가지고 돌아오지만 아버지는 공사판에서 처참히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