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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구조시학에서 역사시학으로
염상섭 문학의 유형학적 분류는 결국 그의 기본적인 소설문법, 즉 소설시학을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수렴될 성질의 것이다. 하지만 염상섭의 소설시학에 대한 규명은 기존의 연구사에서 특히 취약한 부분에 속한다. 아직까지 온전한 ꡔ염상섭 전집ꡕ조차 갖지 못한 열악한 연구 풍토를 감안한다면, 이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김종균의 선구적인 업적 김종균, ꡔ염상섭 연구ꡕ. 고려대출판부, 1974.
이후 그의 방대한 문학세계에 실증적 정리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으며, 대개의 연구는 특정한 시기나 몇몇 문제작에 한정된 것이었다. 실증 정신의 답보와 총체적인 문제의식의 결핍 속에서는 의욕적인 방법론적 모색 또한 부분적인 성과에 그칠 뿐, 소설시학에 대한 전체적인 규명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염상섭 소설의 중심 모티프와 기법적 특성에 대한 분석, 작가의식의 변모나 소설의 내적 형식에 대한 각론적 해명은 상당한 정도로 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설세계 전반을 통괄하는 기본문법의 수립은 여전히 미개척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염상섭 장편소설의 기본 문법을 규명하려는 김경수의 야심적인 시도가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20편에 가까운 염상섭 장편소설 텍스트에 대한 분석적 검토를 마무리하면서, 여성인물을 중심으로 내세운 남녀의 결연담과 이를 뒷받침하는 혼사장애 모티프를 염상섭 장편소설의 시학으로 제시한다. 김경수, 「염상섭 장편소설의 시학」, ꡔ염상섭 장편소설 연구ꡕ, 일조각, 1999, 276면.
충실한 귀납과정을 거친 김경수의 결론은 몇 편의 대표작에 대한 분석을 다소 무리하게 일반화시킨 기존 연구와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구별되는 것이다. 그러나 선구적인 시도인만큼 역시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다. 다음 인용문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