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산은 자신의 학문체계를 “육경사서로써 수기하고 일표이서로써 천하·국가를 위하니, 본말을 갖추었다.”1)고 하였지만, 그의 경학저술이 걸치는 범위는 ‘육경사서’를 중심축으로 삼아, 소학·수양론·예학·경세론에 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육경사서’의 경학이 경세론인 ‘일표이서’와 본·말을 이루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곧 다산의 경학이 경세학과 단절될 수 없는 것임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다산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산경학이 그 출발점인 동시에 종착점이 되고 있다.2)
다산은 자신의 경학체계를 ‘육경·사서’라 언급하여, ‘사서’보다 ‘육경’을 앞세우고 있다. 경학사를 돌아보면 먼저 공자에 의해 경전은 ‘육경’의 체제로 편찬되었다 하며, 다음으로 진대에 파괴당한 뒤에 한대에 와서 복구된 경전은 ‘오경’이었고, 이에따라 ‘오경’중심의 경학체계를 이루었다. 그후 송대에 와서 주자에 의해 ‘사서’의 체제가 정립되면서 ‘사서’를 ‘오경’보다 앞세워 ‘사서오경’으로 일컬어지면서 ‘사서’중심의 경학체계로 전환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다산이 ‘육경’을 앞세워 표방하는 것은 주자의 경학체계를 탈피하고 한대의 경학을 넘어서 선진경학의 체계로 돌아가서 출발하고자 하는 다산경학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다산은 ‘사서·오경’의 주자학적 경학체계화로부터 벗어나, ‘육경·사서’라는 새로운 경학의 틀을 짜고 있는 것이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