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몽고인들의 삶을 말할 때 우리는 유목이라고 한다. 시기마다 짐승을 이끌고 풀을 찾아 이동해가는 그들에게 이동은 삶의 하나이다. 이런 이동은 여행과 다르다. 여행이란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을 떠나 다른 문화와 환경, 인물 등을 접하려는 이동으로 이것은 일상과 분리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한 곳에 집이라는 공간을 놓고 잠시 멀리 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이것이 유목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유목에 있어서 그들이 가는 곳이 집이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일상이다.
유목민 박지원에 대한 생각은 그의 여러 면을 보면 볼수록 점점 짙게 다가 온다. 중종 때 ‘문체반정’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중종이 옛 글을 따르지 않는 글을 금하고 그것을 쓴 사람을 벌하는 일이었다. 그 사건의 가장 핵심에 박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박지원은 연암체라 불리는 독특한 체로 옛 것을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글을 쓴다. 박지원의 생각은 지금 우리가 그토록 존경해 마지 않는 한유 같은 사람이 다시 살아온다고 해도 한유가 지금은 공식화된 자신의 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그는 옛 고문을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글을 쓴다.
박지원의 글의 보면 그의 생각이 열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당시의 식자층에 비하면 말이다. 달라이 라마를 만났을 때의 그의 글과 만물의 근원을 먼지로 보면서 인간은 벌레 중 하나라는 그의 글은 지금 우리도 쉽게 못하는 개방적이고 평등한 생각이다. 물론 그도 성인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서 생각만 그렇구나 하는 장면도 나온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종들과의 모습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 무조건 적인 평등과 하인과 존대하는 정도의 평등사상을 찾으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그의 사고가 개방, 평등임을 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