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책 <문화의 수수께끼>는 나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던 문화인류학을 아주 쉽고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준 책이다. 문화적 행위란 행위자들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나타난 것이라는 명제를 인도의 암소나, 유태인의 돼지, 원시전쟁이나 마녀사냥과 같은 예를 통해 풀어냄으로써 그 어떤 개론서들 보다 명확하게 문화인류학적 이해를 돕고 있다.
아주 기이하게 보이는 신앙들이나 관행들이라 해도 면밀히 검토해보면, 평범하고 진부하며 `통속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상황·욕구·활동 등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 책에서 밝히고 싶다. 진부하고 통속적인 원인들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그것들이 성(性)·에너지·바람·비·등의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보편적인 현상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런 현상들에 근거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빈 해리스,『문화의 수수께끼』, 한길사, 2000, p. 17 저자가 서론에서 밝힌 말은 이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후 전개될 모든 내용들이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작가는 암소를 신성시하여 잡아먹지 않는 인도의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이에 대해 반박하는 기존의 과학적 논리들을 뛰어넘어 암소숭배가 인도만의 고유한 환경에서 나타나게 되었으며 이는 인간의 잠재능력을 개발하여, 낭비나 나태가 들어설 여지가 전혀 없는 저 에너지 생태계 속에서 인간이 지속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또한 인도 고유의 신분제도인 카스트 제도와도 연결되는 것으로 그들의 생존을 위해 암소숭배가 필수적이고 지혜로운 제도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