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광인일기」,「초상화」,「네프스끼대로」,「코」,「외투」의 공통점은 그 배경이 뻬쩨르부르그라는 점, 주로 하층계급의 관리 등 소외된 인간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 혼란과 무질서에 빠진 인간의 세계가 주제라는 점, 작품 기법상 현실적 사실주의 기법과 기괴한 취미의 환상적 낭만주의풍 기법을 자유롭게 혼용한다는 점, 따라서 리얼리티와 환상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표면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뻬쩨르부르그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고골의 뻬쩨르부르그는 모두가 거짓이고, 꿈이며, 모든 것이 상상과 다른 그런 도시이다. 인간관계는 저속해지고 왜곡된다. 거짓과 허위가 승리하고, 재능, 영감, 성실성이 파멸한 운명에 있다. 「네프스끼 거리」에서 젊은 화가 쁘스까레프는 `영원히 일치하지 않는 꿈과 현실`의 희생자가 된다. 뻬쩨르부르그의 이러한 모습은 돈이라는 매체의 유혹을 통해 또 다른 순수하고 재능있는 화가 차르트코프를 파멸시키는 「초상화」에서는 보다 악마적인 모습의 초현실적 존재가 등장한다. 미쳐버린 과대망상적인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광인 일기」, 그리고 가난한 하급관리를 북국의 추위로써 파멸시키는 「외투」 등의 모습에서도 뻬쩨르부르그는 마법적이고, 악마적이고, 파멸적이며 이원적인 모습을 갖는다. 고골은 이런 작품들에서 고골적인 문체와 환상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묘사로 이전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순수한 희극적이고 유머러스한 테마가 뒷전으로 물러나고 비극적인 테마가 등장하게 된다. 즉, 고골은 단지 사람들을 웃기는 광대의 가면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인간의 실체와 비극적인 요소, 그리고 비극과 희극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이철 이종진 장실 공조, 『러시아 문학사』, 벽호, 1994
박형규, 『러시아 문학 개론』, 제3문학사, 1996
정명자, 『인물로 읽는 러시아 문학』, 한길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