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엮음새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지하고 있지만,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 帝王韻紀》를 따르면, 이야기의 짜임새에 다소간의 변화가 있게 된다. 전체 내용이 별로 다를 바 없으나, ④와 ⑤ 사이에서 크게 달라진다. 즉, 《삼국유사》의 웅녀가 사라지고 그 대신 환웅의 손녀가 등장한다. 환웅이 그 손녀로 하여금 약을 먹고 사람의 몸을 갖추게 한 연후 단수신(檀樹神)과 혼인하게 한다. 이어 그 사이에 아기가 태어나니 이름하여 단군이라 하였고, 그가 조선의 지경에 의지해서 왕이 되었다고 《제왕운기》는 기록하고 있다.
④와 ⑤에 관한 두 기록 사이의 차이가 적어도 주어진 겉문맥상으로는 매우 심각한 것임을 알게 된다. 단군의 어머니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인물인데도 한쪽은 곰이 화신한 여인이고, 다른 한쪽은 신이 화신한 여인이다. 단적으로 ꡐ동물(곰)/신ꡑ의 대립이 두 기록 사이에 있게 된다. 이 ꡐ동물/신ꡑ의 대립은 다시 ꡐ지상/하늘ꡑ이라는 양분적 대립을 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차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역시 다 같이 단군의 어머니이면서도 《삼국유사》에서는 환인 · 환웅으로 이어지는 부계(남계)의 가통(家統)에 혼인하여 들어온 여성임에 비해서, 《제왕운기》에서는 환인 · 환웅으로 이어지는 부계 그 자체의 혈통에 딸린 여인이다. 전자가 가통 바깥이라면 후자는 가통 안이다. 말하자면, 양자 사이에는 ე…
④와 ⑤에 관한 두 기록 사이의 차이가 적어도 주어진 겉문맥상으로는 매우 심각한 것임을 알게 된다. 단군의 어머니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인물인데도 한쪽은 곰이 화신한 여인이고, 다른 한쪽은 신이 화신한 여인이다. 단적으로 ꡐ동물(곰)/신ꡑ의 대립이 두 기록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