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우선 무대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영화 「섹스피어 인 러브」에 나온 것처럼 모든 관객들이 서서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았다. 그런데 잠시 후에는 그 관객들 사이로 배우들이 비집고 들어왔고, 그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극을 진행시켰다. 그리고 2부에서 아킬레스의 혼을 달래주기 위해서 헤쿠바의 딸 폴류시나를 제물로 바치는 장면에서는 관객은 배우들이 연기 했던 공간, 원래 보편적인 연극에서 라면 객석인 공간에 자리하게 되었다. 그 후에도 객석과 무대는 긴밀히 연관되어 일어나는 일들을 관객이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연극 중간 중간에 새로운 나무판자 무대가 위에서 내려왔는데 그 나무판자는 다리가 되기도 하고, 죽음이 임박한 아스티아낙스왕자를 위해 그의 어머니인 안드로마케가는 제의를 지내고 자신은 절벽에서 떨어져서 죽는데 이 나무판자가 절벽이 되었다. 원래의 무대와 관객이 있는 곳을 넘나들면서 관객과 연극은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
아스티아낙스왕자는 즉위식을 하던 도중 그리스 병사들에게 끌려갔고 결국 죽임을 당한다. 그를 위한 제의에서 그의 할머니인 헤쿠바는 경건하게 제의를 치루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자신의 손주를 붙잡고 오열을 한다. 여기서 나는 마치 판소리를 듣고 있는 듯 했다. 이 장면에서의 의식과 안드로마케가 트로이의 어린왕이자 자신의 유일한 아들을 그리스 병사의 손에 넘겨주기 전에 행하는 의식 등, 이 연극에서는 제사의식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