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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 결과 외환위기 직전 우리나라가 3년 이내에 은행위기를 겪을 확률은 무려 87%에 육박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의 위기가 펀더멘탈에 의한 것이냐 시장의 투기적 공격이나 동남아 외환위기에 따른 전염효과 등에 의한 것이냐라는 논쟁을 새롭게 조명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폴 크루그만(Paul Krugman, MIT대 교수)과 같은 학자들은 한국이 위기를 겪었던 원인이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에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반면, 제프리 삭스(Jeffry Sachs, 하버드대 교수) 등과 같은 학자들은 거시경제 데이터로 볼 때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만큼 펀더멘탈 측면에서 열악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재무비율과 같은 미시적인 데이터를 기초로 평가해 보면 한국이 위기를 겪었던 것은 지극히 펀더멘탈에 기인하는 현상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일례로 90년대 은행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의 평균적인 부채비율(비제조업)은 231%로 나타났는데 위기가 발생했던 97년에 한국기업의 부채비율은 무려 390%에 달했다. 또 다른 예로 90년대 은행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의 평균적인 경상이익율은 3.8%로 나타났는데 96년과 97년에 한국기업의 경상이익률은 각각 1.5%와 0.9%에 불과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97년에 한국이 위기를 겪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