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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권력을 위한 장이라고 본다면 국가가 가지고 있는 과거에 대한 인식은 사회적 실제에 반영된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예전의 여가해석을 변형시키고 차례로 사회적 실제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한다. 그래서 국가전체사는 헤게모니 쟁취를 위한 정치적 경합의 초점이 된다. 그러나 지배적인 국가전체사는 내재적으로 불안전하다. 왜냐하면 국가전체사는 지배층의 이익과 관점을 대변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배적인 국가전체사는 항상 지배층이 대변하지 못하는 소외집단들이 배제하는 대안적인 과거 해석들에게 도전받게 된다. 이러한 국가전체사의 이데올로기적 중요성 때문에, 국가전체사가 보호되고 선전되고 완벽하게 유포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가 정당성을 얻고 그 체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에 의해 정교화되고 선전되는 지배적인 역사재현을 종속시킨다.
특히 이러한 모습들은 이러한 경쟁들은 일제시기 이후로 첨예해졌는데, 일제식민정부는 조선을 식민지화하기 위한 정당성을 역사에서 찾았고, 그것에 대해서 조선의 민족주의자들 또한 조선의 자주독립 근거를 역사에서 찾았다. 즉 일제시기 식민역사는 조선을 일본의 식민지로 만드는 것을 정당화하는 효과를 꾀하고자 했고, 민족주의 역사는 역사적 재현을 통하여 식민역사의 정당성에 도전하였던 것이다. 해방에서 1970년대 말까지 대중의 역사와 민족주의의 역사는 미군정과 이승만의 우익 독재체제, 한국전쟁이라는 탈식민 시기의 정치적 상황을 통해 남한 역사에서 배제되었다. 민족주의사학은 일본 식민사학의 유채를 가지고 실증주의 사학자들이 재생하였으나, 군사독재체제의 경제성장을 지지하는 반공이데올로기와 근대화 이론에 기반한 국수주의적 역사로 변형되었다. 박정희의 군사체제를 통해 경제적 민족주의와 반공은 전제 사회체에 스며들면서 하나의 진리체제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20년 간의 급속한 산업화와 권위주의적 국가 체제의 역설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냄으로서 이러한 역사관점은 심한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