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빠름
군중속의 고독, 불신, 무관심, 개인화, 빠름.. 열거한 단어들의 공통점은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들이 아닐까? 주인공이 회사에 조금 늦더라도 다시 집에 올라가서 신고를 하고 내려올 수 있었더라면 무사히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첫 단추를 잘못 끼면 옷전체 모양이 뒤틀리듯이 하나씩 일을 풀어나가면 머피의 법칙도 생기지 않았지 모른다. “시간은 금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등의 시간의 격언은 참으로 많다. 하지만 이런 격언들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순간까지 시간을 아껴쓰라는 충고하진 않는다.
요즘같이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정작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수동적으로 따라갈 뿐이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지배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주인공도 이사 앞에서 “이면지 활용 및 휴지 아껴쓰기 방안”에 대해서 발표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를 뒤로한 채 회사에 정시에 출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사실 조직에 있는 높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발표할 기회는 자주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기다리게 한다는 사실은 조직에서 인정을 받기는데 막대한 지장이 있다는 점에서의 주인공이 한 행동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주인공의 태도를 비꼬기라도 하듯 주인공이 한사람의 목숨을 뒤로한 채 겨우 발표한 내용은 별다른 고려 없이 쉽게 반려되고 만다. 그리고 이런 작가의 비판적 시각은 한사람의 개인주의적인 사고 방식 또는 직장에서 상사에게 인정받고 남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이기심을 가진 샐러리맨에 치중하지는 않는 듯하다. 주인공은 계속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의 신변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119에 신고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