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3) 장편소설
20년대 말에 접어들면서 빙허는 기자생활로 전신하게 되고, 창작생활을 잠시 쉬는 듯했지만 다시 장편으로 붓을 옮겨갔다. 한 때 빙허는 지독한 병마에 걸려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다고 한다. 이 무렵에 구상된 것이 장편 『적도』(1933~34, 미완)였다. 단편작가로 출발한 빙허가 신문소설로 『동아일보』에 장편을 쓴 것은 이 『적도』가 첫 작품이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 작품은 통속적인 애정소설 또는 사회의식을 가진 저항적인 작품으로 최근에 와서 활발하게 논의되었다. 이 작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작품이 보유하고 있는 식민지 현실에 대한 저항성 때문이다. 이 작품은 진실이 은폐되고 허위가 묵계되는 현실에서 비패한 삶을 살아가는 무리들과, 그러한 삶을 초월하고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기 위해 자기 소멸을 감당하는, 서로 상반된 삶의 양식을 제시하고 있다. 전자가 추악한 음모와 다할 길 없는 욕정과 과격한 충동 속에 구체적인 현실에서 벌어지는 데 반해, 후자는 ‘새로운 세계’ 즉 조국이라는 유토피아를 위해서 추악한 현실을 거부하여 초월하는 낭만적 삶이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어둡고 추악한 현실을 밝고 아름다운 미래로 변모시킬 수 있는 삶의 양식을 제시하고 있으며, 또한 상황의 논리 속에 함몰되어 가는 1930년대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해 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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