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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폴 사르트르는 이제 점차 잊혀져가는 지식인의 이름이 되고 있다. 그의 실존주의 철학은 40년대 후반에서 50년대 중반에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 아무도 사르트르를 거론하지는 않는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 리오타르가 ‘지식인의 종언’을 선언했을 때 이 ‘지식인’이라는 개념은 사르트르가 옹호하려 했던 체제비판적인 좌파 지식인의 초상이었다. 그의 하이데거 연구서인 『존재와 무』 역시 오독으로 판단되었고, 그의 문학론을 대표하는 『문학이란 무엇인가』도 오늘날 이론적 오류와 스스로의 모호성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이 주류를 이루고 세계 지성들의 각광을 받는 동안 단 한 번도 사르트르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언어학자인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반항의 의미와 무의미』를 통해 사르트르는 다시 연구되고 있다. 크리스테바는, 인류 최초의 반항적 경험은 프로이드의 저서 『토템과 터부』의 ‘살부(殺父) 신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고 프랑스의 루이 아라공, 장폴 사르트르, 롤랑 바르트를 중심으로 이 반항의 경험을 풀어나간다. 현대는 기존의 가치관과 세계 질서가 단일한 개념으로 통합되지 않는다. 이러한 현대성은 도전의 역사로서만 그 가치를 부여받게 된다. 크리스테바는 이러한 현대성에 대한 도전으로서의 사르트르의 ‘반항’ 의식을 높이 사고 있다.
분명 이러한 크리스테바의 논점으로서의 ‘반항’의 의미는, 사르트르에게는 보다 급진적인 ‘혁명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르트르는 ‘앙가쥬망’이라는 문학참여론을 통해 1947년의 프랑스 문학이 처한 역사적·시대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가장 솔직하게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사르트르는 자신의 사회적·정치적 참여의 당위성을 강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