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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도 예(예)가 실현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예(예)를 지켜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내가 그리던 예의 생활화된 모습을 보는 듯하다. 최근 한국에서 예의 형식적인 측면이 지나치다고 비판하는 것을 나는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릇이 중요한가 그 속에 담긴 물이 중요한가. 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형식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담긴 정신이다. 예의 폐단은 그 정신보다도 형식에 치우친 나머지 생기는 것이지, 어찌하여 예를 주장하는 사람을 형식주의자라고 싸잡아 비난해버리는 것인지 참 한심스럽다.
아무튼 낯선 땅 서울에서 나는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고 있다. 아니 이제 ‘낯설다’라는 말은 빼도 될 때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서울대학교에서 하는 유학생활은 새로이 알게 된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일찍이 해 본 적이 없던 많은 경험들로 인해 매우 재미있다. 그야말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학이시습지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불역락호. : 학이편 1장.)”라는 논어 구절이 내 생활에 적용되는 듯하다.
하지만 내 생활의 범위를 조금만 벗어나도 한국은 어두운 면면이 많은 나라인 것 같다. 이 나라는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진행되는 NEIS를 둘러싼 갈등, 얼마 전 운송노조파업, 기타 등등 갈등이 끊이지 않는 나라이다. 흔히들 이 나라의 최고 문제는 정치라고 말한다. 가장 싫어하는 직업인도 정치인이고, 무슨 일이 잘못되기만 하면 정치 탓으로 돌린다. 대체 무슨 이유로 이 나라의 정치하는 사람들과 국민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이렇게 무너져 버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