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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식의 성장소설
이런 선입견들을 가지고 펼친 ‘블루프린트’는 정말 예상과는 다른 엉뚱한 입장에서 쓰여진 작품이었다. 작가를 보자 샤를로테 케르너(Chalotte Kerner), 1950년 생, 독일의 슈파이어 출생, 그렇군, 독일 작가의 작품이구나, 그럼, 그렇지. 이런 마음가짐도 선입견일까? 물론 선입견이겠지만 이번 경우에는 용케도 그 선입견이 들어 맞는다.
‘블루프린트’, 우리말로 옮기면 ‘청사진’, 이 작품은 책의 표지에는 버젓이 ‘복제인간, 꿈의 실현인가, 잘못된 부회인가?’라고 적혀 있지만, 그건 출판사의 판매 전략에 따른 표기일 뿐이고 내용은 독일의 전통적인 성장소설의 궤적을 그대로 밟고 있다. 즉 SF라는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그것은 작가의 선택일 뿐이다.
줄거리는 그지없이 간단하다. 음악가로 이름을 날리고 잇는 독신의 아름다운 여자, 이리스(Iris)는 ‘다발성 경화증’이란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캐나다의 모티머 피셔 교수에게 도움을 청해 자신의 복제인간을 만든다. 얼마 전부터 현실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복제 생명을 직접 배양해 자신의 자궁으로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태어난 아이 -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딸이자 자매 - 에게 자신의 이름을 거꾸로 표기한 시리(Siri)라는 이름을 주고 음악가로 키운다. 그 아이, 시리의 성장 기록인 것이다. 물론 가장 바탕에는 이리스와 시리의 갈등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