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零下) 십삼 도
영하 이십 도 지상(地上)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받은 몸으로, 벌받는 목숨으로 기립(起立)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零上)으로 영상 오 도 영상 십삼 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저는, 황지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겨울 - 나무로부터 봄 - 나무에로>>의 대표시 <<겨울 - 나무로부터 봄 - 나무에로>>를 분석하였습니다.
황지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라 그런지, 자료가 너무 없어서,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내용이 객관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처음에 이 시를 읽었을 때는 그저, 사람이 나무처럼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잘 참고, 인내하여 꽃을 피워 갈 것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이 시집을 읽어보면, 그렇게 간단하게 분석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황지우 시인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이고, 이 시집이 85년도에 발행이 되었습니다. 이 시를 이해하려면 80년대의 시대적 상황을 먼저 훑어보고 가는 것이, 시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