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헤로도토스가 본래는 도리스계였지만 이오니아 문화와 강한 영향 아래 있었던 식만 도시 할라카르낫소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는 것은 그의 인격이나 사상의 형성에 깊은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식민지는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기풍이 감도는 것이 보통이다.특히 인류사상 처음으로 과학적인 관찰 및 사고 방식등을 이루어 낸 이오니아 식민지에서 그 경향이 현저 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헤로도토스의 지적호기심과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심은 아마 타고난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아무래도 그러한 환경적인 영향도 컸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본토의 그리스인이 완강하게 고집한 편견이나 오만함을 헤로도토스에게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평생 이민족과 접하고 그 자신이 혼혈이었다고도 생각되는 헤로도토스가 민족적 배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페르시안인을 비롯하여 비빌론, 이집트, 스키티아 등의 이민족의 풍습습관을 설명할 때에도 살펴볼수 있다.
책의 전반부가 페르시아가 주변 민족들을 정벌하는 순서에 맞추어 각 민족들의 역사를 서술하는 구조라면 후반부에서는 동으로는 리비아, 남으로는 에티오피아, 서로는 인도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페르시아가 마지막으로 남은 문명지대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의 연합군과 일대 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드라마틱하게 서술된다.
어릴 때 페르시아 전쟁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엄청난 규모의 페르시아 군을 맞아 소규모의 병력으로 마침내 승리를 일궈내는 그리스 연합군의 활약상에 기뻐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신화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그리스에 심정적으로 동조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대국에 맞서 싸웠던 경험이 많은 우리나라의 역사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