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시에는 정서적 심상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 있다고 본다. 정서적 심상은 발신자를 초점으로 해서 텍스트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표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진위와 관계없는 어떤 감정적 반응을 자아내는 것으로 이 시에서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정지용 자신의 감정과 입장 등 감정적 현상들을 드러내고 있다.
1연에서 8연까지는 감탄사나 문장 부호 등을 사용하지 않은 감각시처럼 느껴지지만
이는 겉으로 슬픔을 드러내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여 담담하면서도 애뜻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10연에서 감탄사 ‘아아’와 ‘날아갔구나!’에서는 그 절제되었던 감정의 고삐를 풀고 슬픔의 탄식을 터뜨리고 있다. 이 시에서는 정지용 시의 근본적인 특질인 ‘감정과 감각의 신비한 결합’이 잘 나타나고 있다 하겠다.
다르게 생각하면 정보적 심상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시를 읽으면서 어떤 감정을 전달받기보다는 선명한 영상, 곧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심지어, 작품 내에서 그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물도 ‘유리창’이라고 하는 선명한 이미지이고, 그 유리창에 비치는 현상들도 감각적이고 인식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1연에서 8연까지는 그 의미가 무척이나 함축적이긴 하지만 인식적이고 감각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정서적 심상과 정보적 심상이 중첩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변용적 상징의 분석>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어는 제목인 ‘유리창’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에게 유리창은 안과 밖을 단절시키면서 동시에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창안에는 서정적 자아가 위치하고 있고, 창 밖은 주로 시인이 느끼는 풍경으로 나타난다. 곧 서정적 자아는 창안에 있으면서 창 밖의 현실을 바라보고 관찰하며 느끼는데 그 자아가 창 밖, 곧 현실 세계로 직접 나서지는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