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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의 배경은 조선 조정의 국권이 상실되었을 때이다.
「그래! 난 불쌍한 놈이야! 기생의 몸에서 태어난 죄로 글 공부는 했어도, 벼슬은 못하는 신세가 아니었더냐! 그래서 나는 일본놈이고 서양 놈이고 아무데나 빌붙어서 조선 망하기만 바랬었다. 다 망해가는 이씨 조선. 나라님이 너흴 구제를 해? 어림없는 소리 작작해!」
극중의 조선인 통역관(유영국 분)의 대사이다.
이것은 구한말, 날로 쇠약해 가는 조선 조정의 비참한 현실을 말해주는데, 이 말 이상의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옛날이나 지금이나 조정(정부)의 무능이 얼마나 많은 순진한 백성들을 도탄에 빠지게 하는지, 만주 땅, 북간도와 남간도 이전에 왜 머나먼 남미 멕시코 땅에까지 이민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특히 국권을 빼앗긴 나라의 백성들은 얼마나 비참한지, 척박한 이국 땅에서 뿌리 내리기는 얼마나 어려운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내 눈 앞에 유카탄 반도의 애니깽 밭과 이제는 완전히 인디오화된 꼬레아노(한국인)들의 모습이 생생히 펼쳐지는 것 같았다. 비디오를 보고 인터넷을 통해 애니깽의 모습들과 꼬레아노의 모습들을 찾아보았는데 비디오의 내용과 겹쳐지면서 정말 울고 싶어졌다. 거의 60년이 지난 그들의 후손의 모습만으로도 연민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