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들어가며
어떤 이는 이 영화를 보고, 결혼은 정말 미친 짓이라는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받았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이 영화를 보고 그녀의 발칙함에 치를 떨며, 이 시대의 ‘몸 따로, 마음 따로’ 인 성도덕을 개탄하기도 한다. 또, 한 분석적인 평론가는 이 영화를 “현대 한국사회의 결혼제도에 대한 성찰과 함께, 제도의 이면에 존재하는 풍속도와 심성을 읽을 수 있는 텍스트”로 평하기도 하였다. 한편 세상에는 “당신이 미리부터 선을 긋지만 않았더라도 그렇게 빨리 당신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 라는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심지어 그녀를, 그들을 동정하기까지 하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관객들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말하고자, 혹은 까발기고자 한 것은 “간통, 혹은 중혼을 통한 결혼의 ‘규범성(모랄리티)’ 과 ‘정형성(스테레오타입)’에 대한 이의제기” 정도가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의 의도는 “분할혼을 통한 결혼의 본질 규명”으로 보여진다. 즉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결혼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따라서 무엇으로 분할 가능한지, 결혼은 무엇에 의해 움직여지며, 궁극적으로 무엇에 복무하는지에 대한 것.....한마디로 결혼이 무엇이며, 무엇하자는 짓인지에 대한 보고서로 읽혀지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대체 결혼이 무엇하자는 짓이라는 겐가? 이 영화의 대답은, 역설적이게도 제목에서처럼 ‘미친 짓’이 아니라, ‘지극히 이성적인 경제활동’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욕망의 거래소인 결혼시장의 본질을 분석하기 위해, 경제학이라는 칼을 들고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2. 몸 말 (Ⅰ)
이 영화에는 세 인물이 나온다. 감우성, 엄정화, 엄정화의 남편. 경제학적 분석을 위해 우선 그들의 욕망과 자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경제학의 정의가 바로 “인간의 무한한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희소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