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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이렇게 끝이 난다. 그러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쟁을 기억하는 응웬꾸앙빈이 망각의 죽을 먹지 않고 황천강 강가에 머무르는 한,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은 것이다. 황천강가를 벗어나지 않겠다는 빈은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물론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 존재했던 기억을 잊는 것도 싫었겠지만, 끔찍했던 전쟁의 기억을 잊지 않고 똑똑히 기억해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자신은 황천강가를 영원히 ‘방황’는 한이 있더라도, 그 끔찍한 기억을, 다시는, 다른 이들은 겪지 않게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
전쟁은, 전쟁이 끝난 뒤에 비로소 시작된다고 한다. 전쟁을 겪은 우리 민족은 특히 잘 알 것이라 믿는다. 6.25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를 치유하느라 우리는 얼마나 오랜 시간을 고통스러워 했던가. 아니,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통……. 그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물론 나는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전쟁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사내자식이 무슨 전쟁을 무서워하냐고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귀신도, 밤길을 혼자 걷는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 내가 유독 전쟁은 무서워했었다. 초등학교 때는 금세 전쟁이 나는 줄 알았다. 땅굴 견학도 무서웠고, 북한 사람들은 괴물인 줄만 알았다.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 9시 뉴스도 보지 못했다. 전쟁이 난다는 내용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아서였다. 정말 창피한 얘기지만 중학생이 되어서도 전쟁이 나는 꿈을 꾸었을 정도다.
몇 년 전, TV에서 이라크에 대한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은 미국과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기 전이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시작하기도 훨씬 전이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