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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 간의 관계에 인과적인 필연성을 부여하지 않는 스토리는 허술한 면모를 종종 노출한다. 대신에 묘사의 장면 하나 하나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대화의 상징성은 조경란 소설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린 모두 천사」에서 김요옥이 달력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소설의 첫 장면은 삶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해 내려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인디언들이 부르는 칠월의 노래를 연신 되뇌어 봐도 적들로 가득한 한밤의 숲 속에 홀로 남겨진 듯 사뭇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천막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다면, 저 먼 곳의 인디언들은 칠월에 어디로 떠날까.”라는 속삭임에서 감지되듯이 인물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생의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혼란이다. 김요옥은 결국 상실감에 휩싸인 채 특정한 이유 없이 자살하고 만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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