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영화에는 주제의식 같은 것은 없다. 영화는 비즈니스다. 적어도 헐리우드 영화는 언제나 그렇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my fair lady`는 분명 비즈니스다. 응접실에서의 차분한 접대로는 관객에게 화려해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경마장으로 보내야 했다. 화려하기 위해 노래도 불러야 했고, 히긴스의 집에도 하인이 많아야 했으며, 희곡에서는 그리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은 무도회도, 영화에서는 한껏 공을 들여 긴 시간을 넣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간 관객들이 히긴스에게 감정이입을 했다가 맥빠지게 되거나, 히긴스의 날카로움에 정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히긴스는 마지막에는 둘리틀 양에게 (배우자로서) 마음이 쏠려야 했고, 조금 부드러워 질 필요가 있었다. 그 외에 로멘스나, 화려함에 방해가 되는 부분은 ‘조정’했다. 둘리틀 양의 아버지가 결혼식에 가기 전에 진탕 노는 장면에서 울상을 하고 있으면 곤란하니까 실컷 웃게 했다. 마지막 부분에 관을 매듯, 사람들이 신랑을 매고 떠나긴 했지만, 그거야 워낙 흥겨운 놀이 끝이라 싱거운 농담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피커링 대령이 부각되면 로멘스에 방해가 되니까 가능한 죽였다.
서두에 엉터리 영화화의 예로 들었던 ‘끝없는 이야기(Never ending story)’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비즈니스맨과 예술가의 차이가 원작이 망쳐진 영화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차이가 생긴건, 영화가 대중예술이고, 많은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텍스트에게 독립된 텍스트로서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러한 영화를 보면 그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정교한 생각은 혼자서 해야 한다. 텍스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