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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날씨가 후덥지근한 오후. 자꾸만 조여 오는 여러 가지 숙제들의 압박을 피해볼 요량으로 [국악꽃 향기]라는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원래는 5월 28일부터 인천에서 하는 배연신굿, 풍어굿을 볼 생각이었으나, 슬럼프에 빠져 있어서 아무 것도 하기가 싫었죠. 어쨌든 초여름을 알리듯 땀이 배는 오후에 삼청동 길을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곳이 청와대 앞길이라는 것을 처음 알고서 괜히 쭈뼛거리게 되더군요. 꼭 죄지은 사람마냥 두리번거리면서 경복궁 돌담길, 은행나무 아래를 하염없이 걷다보니 꽤 운치 있는 거리가 나옵니다. 참 좋았습니다. 한적한 고가(古家)와 박물관을 시작으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기는 음식점들. 저녁을 안 먹은 터라 음식 향기가 더 괴로웠지만 꿋꿋이 걸었습니다. 참 멀기도 하지, 언제쯤 나오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삼청동 길에는 음식점들이 참 다양합니다. 문화 전파의 선봉대가 종교나 예술이라면, 가랑비에 옷 젖듯 특정의 문화에 길들여지게 하는 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리, 프랑스, 일식, 중식, 양식 할 것 없이 참말로 다양한 외국 음식점들이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자태를 뽐내면서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광경은 독특했습니다. 특히 팔도를 아우르는 우리나라 전통음식들을 파는 가게들이 많은 것이 뿌듯했습니다. 홍어찜, 백숙, 청국장, 부대찌게, 갈비 등 지방색을 물씬 풍기는 음식 이름들이 허름한 간판에서 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이 괜스레 마음 든든하더군요. 요즘 아이들이 아무리…
그런데 삼청동 길에는 음식점들이 참 다양합니다. 문화 전파의 선봉대가 종교나 예술이라면, 가랑비에 옷 젖듯 특정의 문화에 길들여지게 하는 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리, 프랑스, 일식, 중식, 양식 할 것 없이 참말로 다양한 외국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