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생각해야 할 문제>
헬 머:당신은 가정도, 남편도, 그리고 아이들까지도 뿌리치고 가겠단 말이오? 생각해 봐요. 세상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나!
노 라:그런 것은 문제가 안 돼요. 저로선 이 길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에요.
헬 머:정말 어이없는 사람이군. 그럼, 당신은 그 신성한 의무를 저버리겠단 말이오?
노 라:신성한 의무라구요?
헬 머:그걸 당신에게 들려 줘야 하나? 당신의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의무 말이야.
노 라 : 제게는 그와 똑같은 또 하나의 의무가 있어요.
헬 머:그런 게 어디 있어? 대체 어떤 의무지?
노 라:저 자신에 대한 의무예요.
헬 머:무엇보다 당신은 아내이며 어미니요.
노 라:그런 것은 이제 믿지 않아요. 무엇보다도 저는 떳떳한 인간이에요. 당신과 마찬가지로… 적어도, 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이 옳다고 할 것이고 책에도 그렇게 씌어 있어요. 그러나 세상에서 어떻게 말하든 책에 어떻게 씌어 있든 이미 저는 만족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것을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도 저는 스스로 깊이 생각해 봐야겠어요.
헬 머:당신은 가정에서 당신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란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있군. 이 같은 문제에 관해서는 틀림없는 길잡이가 있잖아. 당신에겐 종교가 있잖소.
노 라:글쎄요, 종교란 것이 무엇인지 저는 정확히 알지 못해요.
헬 머:무슨 말을 하는 거지?
노 라:옛날 세례를 받을 때, 한센 목사님이 말씀하신 것 외에는 몰라요. 그 분은 종교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번에 나는 지금의 처지에서 벗어나 혼자가 되면, 그 말을 잘 생각해 보겠어요. 한센 목사님의 가르침이 옳은지 어떤지. 적어도 내게 있어서 옳은지 어떤지 알고 싶으니까요.
헬 머:젊은 여자의 입에서 결코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야. 종교가 당신의 길잡이가 되지 못한다면 부득이 당신의 양심을 흔들어 깨울 수밖에 없어. 당신이라 해도 도덕적인 관념은 가지고 있을 테니까. 어때 그것도 갖지 않았나?
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