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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가 사회의 토대와 상부구조를 구분한 것과, {자본론}에서 경제를 중심으로 연구하면서 법률과 이데올로기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마르크스가 경제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치다. `토대가 궁극적으로 상부구조를 규정한다`는 말은 헤겔의 관념론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마르크스는 경제 정치 사상의 상대적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교호작용에 관심을 쏟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이론적으로 정치적으로 실천했기 때문에, 공산주의의 도래를 전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2인터내셔날의 자본주의 자동붕괴론자들과는 달리 자본주의는 공황(또는 경제적 위기)을 겪으면서 재편성을 거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정세변화에 따라 온갖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으며, 역사는 항상 끝없는 운동상태에 있다고 파악하고 있었다. {자본론}에서 묘사되고 있는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의 특수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언급한 것에 불과하며, 역사의 `목적론`이나 `종말론`을 설명하기 의해 언급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계속 심층(the esoteric)과 표층(the exoteric)을 구별하고 있는데, 이 구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물론 심층에서도 여러 가지의 모순이 있기 때문에, 심층의 모순이 표층으로 표출되는 형태도 단순하지가 않을 것이고 또한 표층의 자율적인 요소들도 심층의 모순에 작용할 것이다. 결국 마르크스는 가시적이고 경험적인 표층을 배후에서 통제하는 심층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인데, 그렇다고 심층에 대한 표층의 반작용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참고문헌
1. 마르크스/김수행 옮김, 1999, 『자본론 1권』, 비봉출판사
2. 김수행, 1993, 『정치경제학특강』, 새날
3. 마르크스·엥겔스/김재기 옮김, 1988, 『마르크스·엥겔스 저작선』, 거름
4. 마르크스·엥겔스/석탑 편집부 옮김, 1990, 『맑스·엥겔스 선집』, 석탑
5. 소련공산당중앙위원회 마르크스-레닌주의 연구소/김라합 옮김, 1992, 『칼마르크스 전기』, 소나무
6. 토드 부크홀츠/이승환 옮김, 1995,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김영사
7. 김우창·유종호 외, 1996, 『103인의 현대사상』,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