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책의 매력을 다른 곳에서 찾아 읽어본다. 다음과 같은 편저자의 글은 이 책의 매력이 세간의 주목에 값할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책문은 젊고 싱싱한 넋을 가진 지식인이 시대의 부름에 대답하는 주체적 결단의 절규이다. 그것은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시대의 부조리에 반항하며, 새로운 시대를 설계하려는 시대의식의 투영이었다. 또한 그것은 한 시대의 주인공으로서 지금까지 갈고 닦은 실력과 꿈과 야망을 펼치기 위해,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한 젊은이의 청사진이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IMF 이후 극심한 청년실업으로 이 땅의 젊은이들이 잔뜩 주눅이 들어 있는 실정인데 ‘젊고 싱싱한 넋을 가진 지식인의 주체적 결단의 요구’라니 500년 전의 젊은이들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본문은 모두 13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다시 3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그 첫째가 왕이 신하에게 묻는 책문이고, 그 둘째가 신하가 왕에게 답하는 대책이고, 그 셋째는 편저자의 해설과 논평이다. 만약 편저자의 덧붙임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자칫 딱딱한 고전으로 분류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편저자의 덧붙임글로 해서 이 책은 고전에 대한 현대적 ‘리라이팅’으로도 읽힌다. 리라이팅이란 건물로 치면 ‘리모델링’쯤 될까. 곰팡내 나는 칙칙한 외양에 좀더 모던한 생기를 불어넣는 편집감각, 역사적 사료들을 오늘의 관점에서 재해석해낼 수 있는 비판의식이 더해진다면 리라이팅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하겠지만, 이 책이 제대로 된 리라이팅인지는 잘 몰라도...비판보다는 오히려 인물의 당시 정치적 색깔이나 개인적인 야화를 주로 언급함으로써 편하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는 점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