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아주 옛날, 천지가 아직 열리지도 않은 때에 우주는 혼돈과 어둠만이 가득한 거대한 알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 알 속에는 거인 반고가 자고고 이었는데, 반고는 자면서 계속 성장해 갔다.
이렇게 1만8000년이 지난 어느 날, 거인 반고는 드디어 긴 잠에서 깨어났다. 반고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숨막힐 듯한 음울함과 끝이 없는 어둠에 더 이상 참지 못한 반고는 거대한 손바닥을 펴서 팔을 휘둘러 눈앞의 혼돈과 암흑을 힘껏 갈라놓았다. 갑자기 큰소리가 울리고 거대한 알이 파열되었다.
알 속에 있던 가볍고 맑은 것은 서서히 위로 올라가 끝없이 퍼져 푸른 ‘하늘’이 되었다. 또한 무겁고 탁한 것은 아래로 내려가 두껍게 쌓여 ‘땅’이 되었다. 이렇게 하여 우주는 비로소 하늘과 땅으로 나뉘어졌다.
하늘과 땅이 만들어지자, 반고는 그것이 다시 붙지 않도록 두 팔로 하늘을 받치고, 두 다리는 굳게 땅을 밟고 하늘과 땅 상이에 우뚝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