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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한 바와 같이 자침의 숫자를 다 채우고서야 속효가 나타나는 기이한 경험
은 나의 체질침에 대한 의심을 흔들어 놓기에는 충분했다. 배 선배님을 만나기
전, 아내의 입덧을 가라앉혀 주고자 애썼지만 실패했던 기억도 난다. 오심, 구토
에 좋다는 <내관, 족삼리>를 위주로 한 취혈도 해보았고, 체질과 증상을 고려하
여 위정격, 대장정격, 폐정격 등의 처방도 써 보았습니다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
했다.
물론 사암오행침도 어떤 경우에는 임상에서 탁효를 경험할 때가 있었지만 늘상
좋은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처방선택하기가 매우 어렵고 환자에게
예후를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없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그렇게 되
면 약의 효과인지 침의 효과인지 구분도 애매하게 되어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없었던 것이 나의 짧은 경험 중 일부이다.
며칠간의 견학을 통해 나는 침구학의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학창시절
부터 꿈꾸어 왔던, 효과적인 의료, 간편한 의료, 신속한 의료의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다. 기존의 것과 다른 이론, 수기법, 자침 횟수의 중요성, 과학성, 어디서
누구에게나 진료해도 같은 처방을 사용한 치료 효과의 재현성, 월등한 치료 효
과, 거의 모든 질병을 정복해 세균성 질환에도 탁월한 효과……. 나는 물론 배
선배님께서도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획기적인 치료법을 창안하신 권도원 선생님이 무척 존경스럽고 한의학
계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사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