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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물고기 남자』(이강백 작, 이상우 연출)는 이상과 같이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극에 달한 세태를 정면으로 지적하고 있다. 사기꾼 브로커에게 속아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양식어장을 구매한 두 젊은이는 타인에게 무관심한 세태의 일차적인 피해자들이다. 극은 이들 두 주인공 각자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자각하고 이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 가는 지를 보여준다.
이영복과 김진만은 도서관에 책 납품을 해 번 돈으로 어느 해안가에 있는 양식어장을 하나 구입한다. 그러나 이 어장은 한 여름이 되면 적조의 영향으로 거의 양식업을 할 수 없는 폐어장에 다름 아니다.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상황임에도 브로커의 농간에 넘어가 양식장을 사버린 이들 두 사람은 절망적인 기분에 압도되어 있다. 이들이 현실의 문제를 타개할 방법은 적조를 없애거나 아니면 양식업을 포기하는 양자택일일 수밖에 없다. 적조현상을 없애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감안할 때, 두 주인공의 선택은 분명해진다. 이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양식장을 되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이영복과 김진만의 사고는 사뭇 차이를 드러낸다. 김진만은 사기 당한 것에 분노의 감정을 감추지 못하며, 어떻게든 자신의 금전적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반면 이영복은 어쩌면 인간으로서 당연하다 할 만한 김진만의 반응에 대해 시종일관 회의하고 유보하는 태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