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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그것이 영화든, 소설이든, 드라마든 그 조그만 주먹을 꼭 쥐고 세상과 정면대결하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언제나 마음 한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정확한 때를 알 수 없는 과거의 어느 한 순간, 나도 꼭 그렇게 세상과 대치하고 있었을 것만 같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난독증을 앓는 동구의 이야기이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 한국 근대사의 격동기를 살아간 인왕산 자락의 어린 동구의 이야기. 그 이야기는 꼭 그 당시 한국 정치가 겪어내야 했던 진통만큼의 상처를 동구의 삶 속에 조용히 부려놓는다. 유난히 고부갈등이 심각하고, 유난히 아버지는 권위적이고, 유난히 동생은 총명하고 사랑스러운, 그런 집안에서 4학년이 되도록 글자를 깨우치지 못한 동구의 삶은 그 집의 소란만큼 팍팍하다. 동구의 난독증을 유일하게 이해하여,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쳐준 선생님은 80년 광주 한 복판에서 홀연히 사라져버리고, 동구에게 가족의 애정을 온 몸으로 알려준 사랑스런 아이 영주는 감나무 아래서 먼 세상으로 추락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