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가 왜 기찻길에서 자살을 시도하는지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공감하게 된다. 이런 구조는 관객이 그 남자의 심리를 왜곡없이 이해해야한다. 그것은 동참일 수도 있고, 납득일수도 있고, 최소한의 이해해야하는 공간인 것이다.
남자는 IMF실직자이고, 이혼당한채 누군가를 죽이려한다. 그리고 자살하려한다. 이 남자의 방황은 몇 년 씩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들을 통해 형상화된다. 가정의 불행과 개인의 불안, 사회의 불온이 뒤썩인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 중년의 남자는 바람도 피우고, 바람 피우는 아내를 두들겨 패보기도 하였다. 그리고는 이혼을 했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 남자는 형사이다. 운동권, 혹은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을 잡아 괴롭히기도 한다. 이 남자의 이 흉폭한 경찰의 근원이 무었인지에 관심을 갖게되고 그 이유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그것은 그의 청춘의 한때인 군대에서의 기억이다. 그가 군에서 갓 신병일때 한밤에 출동한 게엄진압작전에서 한 소녀를 죽이게 되고, 그것은 이제 그의 나머지 인생전부를 사로 잡아버리는 죄책감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1980년 광주에서 죽어간 수많은 영령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앗아간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 김영호는 이제 죄책감에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사랑했던 첫사랑을 외면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며, 그가 그렇게 체제수호적인 사람으로 날뛰는 것도 그러한 이유때문이며, 그렇게 황폐화되어 가는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이다. 그가 죽인 것은 첫사랑의 영혼이고, 죽을때까지 못 잊었던 것이 첫사랑의 기억이었던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영호가 군에 가기 전의 마지막 야유회를 보여준다. 야학에서 야유회를 간다. 그는 그곳에서 한 청순한 여자를 알게된다. 그것은 가슴 설레이는 첫 만남이었고, 그녀는 그의 영혼을 사로잡는 여인이 되는 것이다. 그가 그때 흘린 눈물은 가장 순수한 눈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