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줄거리 요약
주인공의 현재 모습은 미아리 셋집을 찾아가는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면서 이십 년도 더 된 빛 바랜 기억을 더듬으며 과거로 회귀하고 또다시 미아리에 도착해서는 현재로 복귀한다. 그리고 창이형과의 대화 속에서 현기증을 느끼며 또 다시 과거가 등장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이야기의 두 축은 주인공이 어릴 적 짠지 단지를 깨고 사건을 덮고자 어린 마음에 임시방편으로 눈사람으로 단지를 가린 것에 관한 에피소드와 성인이 된 화자가 예전에 살던 곳에 오게 되어 재개발지구가 되면서 변해 가는 그곳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이야기이다. 어릴 적 항아리를 깬 화자는 알 수 없는 피로감을 느낀다. 육체적인 고단함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정신적 흔들림에서 우러난 것이 확실한 피로감. 어른에게나 해당되는 피로감을 느끼며 어린 주인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피로감을 떨쳐낼 수 없을 것이라는 지루한 예감을 갖는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았던, 여태껏 자신을 지탱해왔던 기억, 그 기억을 지탱해온 육체인 산동네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 깊은 아쉬움과 허탈함을 맛본다.이렇게 화자는 두 줄기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Ⅱ. 작품분석
1. 사회 현실(배경)
김소진이 소설을 발표하던 90년대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구도가 무너지고 사회전반에 걸친 탈정치화가 가속화되었던 시대였다. 그렇다고 모든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것일까? `집단적 사유 체계`로서의 이데올로기는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가면을 바꿔쓴 이데올로기는 대중 매체를 통해 환기되면서 여전히 우리 삶을 장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