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33인의 약속> 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였기 때문일까?
민족대표들의 독립운동을 그렸던 그 책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친일파 99인>은 분야별로
주요 인물들의 친일 이력서가 낱낱이 적혀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나는 한층 더 친일파들의 반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내 생각과 마찬가지로 친일파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친일파들은 극소수로 몇 명이 물 위에 떠 있는 기름같은 존재가 아닌, 우리 사회 전부분을
장악하고서 자기의 논리와 인맥을 확대, 그리고 재생산해왔으며 마침내 그 영향력과 해독이 민족국가의 존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친일파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한 거물급 친일파 몇 명의 문제가 아니라 전민족 성원의 생활과 정서 속에까지 침투해 있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로서 식민지 시기의 반민족적 범죄와 유산을 청소하지 않은
나라는 대한민국 뿐일 것이다.
제 3세계는 물론이고 선진국을 둘러봐도 모두들 잔인할 정도로 철저하게 식민지 시기나
점령기간을 깨끗하게 청소해 버렸고 이것은 참된 민주발전과 경제번영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기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예외다.
왜곡되고 뒤집힌 우리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소리는 높았으나 지금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학문적인 답변을 별로 없었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 민족사의 최대 과제는 바로 민족 현실과 배치되는 정치권력을
몰아내고 민족적 지향과 토대에 의거하는 정권을 세우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