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오태석은 전통적인 것에 대한 전면적이고 과격한 파괴를 시도한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한 형식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고체계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그의 연극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선, 악, 진리에 대한 우리의 관습적 믿음을 근본적으로 회의하며 낯설게 바라보게 해준다. 그는 고전에서의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하여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의 효심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순수하고 가난한 처녀를 돈을 주고 사서 무자비하게 물 속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장사꾼들의 비인간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심청전>을 지독하게 패러디하여 비인간화로 황폐화된 오늘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의 결말은 모든 여자들이 뛰어내리기 위해 치마를 뒤집어쓸 때 정지하고 만다. 이러한 결말은 원래의 심청이와 또 다른 여자들의 대속에도 불구하고 이미 비인간화의 끝으로 치달은 오늘의 우리 사회가 쉽게 구원받을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몇 백년의 시공을 초월하여 용왕과 심청이가 뭍으로 나와 처음 당도한 곳은 왁자지껄한 시장이다. 세 명의 가판원이 각자 악을 써가며 후라이팬을 팔고 그 옆에선 하체를 드러낸 여자가 자극적인 춤을 춘다. 용왕과 심청이가 이를 넋 놓고 쳐다보는 사이 소매치기가 달라붙는데 가판원 윤세명이 소리치는 바람에 소매치기는 잡힌다. 그러나 윤세명은 남은 소매치기에 의해 생선회칼로 다리를 난자당한다. 윤세명은 아킬레스건이 상하는 정도의 부상을 입었으나 마치 다리가 잘린 것처럼 고무로 감싸고 좌판을 밀며 시…
참고문헌
김미도, “오태석의 연극과 포스트모더니즘”, 「오태석의 연극세계」, 1995.
김미도, 세기말의 한국연극, 태학사, 1998.
김성희, 연극의 사회학·희곡의 해석학, 문예마당, 1995
명인서, “오태석의 공간의식 연구”,「오태석의 연극세계」, 1995.
임혜정, “오태석 희곡읽기”,「오태석의 연극세계」,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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