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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묻혀져 있던 자료와 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게바라의 생애를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기술한 것으로 평가받는 호르헤 카스타녜다는 [적색의 생애, 체 게바라의 전기]에서 카스트로와 게바라의 관계를 `결혼도 이혼도 아닌`관계라고 적고 있으나, 1965년 게바라의 볼리비아행은 분명 게바라와 카스트로 간의 작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작별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카스트로와 게바라로 상징되는 혁명노선간의 갈라짐이다.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작별을 게바라의 이상주의적 혁명관으로 설명하려는 시각이 많다. 이상주의는 현실 속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낭만주의적 연민의 감정이 담겨진 이 시각은 그의 혁명관과 인간관을 자칫 간과해버릴 위험성이 있다.
게바라가 쿠바 혁명을 통해서 이룩하고자 했던 `새로운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과 새로운 인간의 창출`이라는 문제는 그의 글 `쿠바에서의 사회주의와 인간`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자본주의 사회체제가 사회주의 사회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실행되어야 할 문제 중,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수립보다도 제도의 변화 후에도 잔존하고 있는 개인의 자본주의적 의식을 변화시키는 작업이 더 중효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새로운 사회의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의 이런 시각은 시레아마에스트라에서 시작된 쿠바 혁명의 발전과정을 정리하면서 추출한 이론다. 객관적으로 혁명의 조건이 전무한 상황에서 주관적 혁명의 조건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각 게릴라와 농민의 의식의 변화로 가능했다는 것이다.